사실 기대 안 했어요.
시즌2? 보통은 시즌1만 못하더라고요.
근데 <약한영웅 클래스1 시즌2>,
이건 보면서도 ‘야 이건 다르다’ 싶었습니다.
말 그대로, ‘그냥 또 하나의 액션 학폭물’인 줄 알았던 내가 부끄러울 정도로.
감정선, 연기, 이야기의 밀도.
보는 내내 자꾸 멈추게 만들어요.
그 장면 다시 보고 싶어서.
그 대사 다시 곱씹고 싶어서.
■ 에피소드: “너는, 왜 날 도와줬어?”
연시은이 소년원에서 만난 아이, ‘곽도현’.
처음엔 딱 봐도 거리감 느껴지는 캐릭터예요.
근데 시은이가 위기에 몰렸을 때, 도현이가 갑자기 끼어들어요.
아무 말 없이.
그리고 맞고, 맞고, 또 맞아요.
싸움이 끝난 뒤, 시은이가 묻죠.
“너는 왜 날 도와줬어?”
그리고 도현이 대답해요.
“누구든… 처음엔 날 안 때리잖아.”
그 말 듣는 순간, 저는 멈췄어요.
와, 이 드라마는 사람 얘기구나.
폭력 얘기가 아니라,
‘상처 입은 사람이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가’에 대한 이야기.
■ 시은이의 변화, 이번 시즌 진짜 핵심이에요
시즌1의 시은이는 감정 따윈 없는 사람 같았잖아요.
머리로만 계산하고, 손은 안 쓰지만 누구보다 무서운.
근데 이번엔, 자꾸 감정이 흘러요.
그리고 그 감정이 무너지는 순간이 나와요.
거짓말을 하죠.
그전까지 절대 안 하던 행동.
도현이를 위해서예요.
거기서 시은이 이렇게 말해요.
“한 번쯤은, 내가 누군가를 믿어보고 싶었어.”
진짜… 무장해제 되더라고요.
이 대사 하나에 이 시즌의 모든 게 들어 있어요.
■ 싸움보다 강했던 건, 침묵
당연히 액션은 여전히 좋아요.
좁은 공간에서의 리얼한 싸움, 카메라 워크, 소리까지 다 디테일하게 잡혀요.
근데 이상하게 더 기억에 남는 건 ‘말 없는 장면’들이에요.
7화 초반, 도현이랑 마주 앉아 말없이 식판에 밥 푸는 장면.
그 정적이, 액션보다 더 세요.
그리고 9화 마지막, 옥상 장면.
시은이 끝까지 참다가 무너지는 장면.
말도 없고, 눈물도 없어요.
그저 고개만 툭, 끄덕여요.
거기서 이 인물이 진짜 성장했다는 게 느껴져요.
이건, 생각보다 오래 남는 드라마입니다
보통 이런 장르의 드라마는요,
보고 나면 "와 재밌었다!" 하고 끝나요.
근데 <약한영웅 시즌2>는 달라요.
보고 나면 ‘왜 이 장면이 이렇게 아프지?’ 싶은 게 계속 떠올라요.
폭력은 그냥 껍데기예요.
진짜 내용은 "사람을 믿고 싶지만 두려운 마음",
그리고 "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을 뻗는 사람들"에 대한 이야기예요.
이 드라마, 추천하냐고요?
이 정도 감정선이면, 단언컨대 놓치면 손해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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